방사능 대량 유출사고를 일으킨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지역의 지렁이는 그야말로 방사능 덩어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렁이는 조류나 멧돼지 등 다른 야생동물의 먹이여서,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타고 방사능 오염을 계속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세가와 모토히로 일본 삼림총합연구소 주임연구원(토양동물학)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20㎞ 떨어진 가와우치무라의 국유림 지대에서 지렁이를 채집해 검사한 결과 1㎏당 2만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6일 보도했다. 식용 육류의 경우 방사성 세슘 기준치는 1㎏당 500베크렐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렁이는 많은 야생동물의 먹이가 된다”며 “먹이사슬을 통해 다른 생물의 체내에 차례차례 쌓여가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하세가와 연구원은 지난해 8월 하순에서 9월 말 사이 일부 지역이 경계구역으로 지정된 가와우치무라 등 3개 시정촌의 국유림에서 각각 40~100마리의 지렁이를 채집해 검사했다. 그 결과 가와우치무라의 지렁이에서 1㎏당 2만베크렐, 다른 주변지역의 지렁이에서는 1㎏당 각각 290베크렐과 1000베크렐을 검출했다. 3곳 가운데 가와우치무라가 공간방사선량이 시간당 3.11마이크로시버트로 가장 높은 곳이었다.
하세가와 연구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낙엽에 붙어있다가 낙엽이 분해되면서 유기물에 섞여 지렁이의 먹이가 되고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일본 임야청이 지난해 8~9월 사이 실시한 토양방사능 조사에서는 가와우치무라의 경우 흙 1㎡당 약 138만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된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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